상가 연체료와 위약금이 계약서에 적혀 있어도 감액받을 수 있는 경우를 다룬 글의 대표 이미지

상가 연체료·위약금, 계약서에 적혀 있어도 감액받을 수 있는 경우

“계약서에 월세가 밀리면 연체료를 붙이고, 그 때문에 계약이 끝나면 보증금의 10퍼센트를 위약금으로 낸다고 적혀 있습니다. 도장을 찍었으니 적힌 대로 다 내야 하나요?”

계약서를 쓸 때는 그 조항이 나중에 얼마가 될지 따져 보기 어렵습니다. 막상 청구를 받고 나서야 금액의 크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17편(상가 차임 연체)에서는 차임이 밀렸을 때 임대인이 계약을 끝낼 수 있는 기준을 다뤘습니다. 차임은 법이 월세를 부르는 말입니다. 이번 글은 차임이 밀리거나 계약이 끝날 때 청구되는 돈, 곧 계약서에 적어 둔 상가 연체료와 위약금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라도 법원이 감액하거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어느 쪽인지는 그 조항의 성격에 따라 갈립니다.

💡 이 글의 핵심

계약을 어겼을 때 낼 돈을 미리 정해 둔 것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하고, 위약금으로 정한 약정은 이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금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금액이 크다거나 계약부터 해제까지 기간이 짧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위약벌, 곧 약속을 지키게 하려고 정해 둔 돈은 감액되지 않고, 무효가 되는 경우가 따로 있습니다. 여러 상대와 계약하려고 한쪽이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해 둔 약관의 조항이라면, 대법원은 약관을 제안받은 쪽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나 위약벌 등을 지우는 조항을 무효로 보아야 한다고 했고, 무효인 조항을 감액해서 살려 둘 수는 없습니다.

📌 계약서에 적힌 연체료·위약금, 법은 무엇으로 보나요?

계약을 어겼을 때 물어야 할 손해를 미리 금액으로 정해 두는 것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합니다. 민법이 이를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무엇을 정하나조문 문언
미리 정할 수 있다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
법원의 감액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위약금의 추정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

칸 안의 문장은 민법 제398조 제1항·제2항·제4항의 문언입니다.

채무불이행은 계약으로 지기로 한 의무를 지키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추정은 반대되는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 한 그렇게 본다는 뜻입니다.

차임을 늦게 내면 일정 비율의 돈을 더 내기로 한 약정도 대법원 판결에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다뤄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런 약정을 연체료라고 부르겠습니다.

민법 제398조가 손해배상액의 예정, 법원의 감액, 위약금의 추정을 정한 세 항의 문언을 정리한 도표
계약서에 위약금이라고 적어 둔 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됩니다

⚖️ 연체료가 과다하면 감액될 수 있나요?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조항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금액을 낮추는 것입니다.

⚖️ 판례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다22350 판결
임차인이 차임을 늦게 내면 월 4퍼센트의 비율로 연체료를 내기로 약정한 사건이다. 계약 당사자의 경제적 처지, 계약을 맺은 목적과 내용, 그 금액을 정한 동기, 갚을 돈에 견준 금액의 비율, 계약 당시의 경제 사정 등 여러 사정을 함께 보았다. 특히 차임을 제때 받지 못해 임대인이 입게 될 손해는 밀린 차임의 이자 정도에 그친다는 점을 들어, 이 약정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본 아래 법원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했다.

이 판결은 몇 퍼센트부터 과다한지를 수치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사정을 함께 본 결과입니다.

⚖️ 계약 뒤 금방 해제됐다면 위약금이 과한 것 아닌가요?

금액이 크다는 것, 해제까지 기간이 짧았다는 것은 감액을 떠올리게 하는 사정입니다. 대법원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 판례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다209227 판결
법원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부당히 과다하다고 보아 감액하려면, 돈을 받을 쪽(채권자)과 낼 쪽(채무자)이 어떤 경제적 처지에 있는지, 계약을 맺은 목적과 내용, 그 금액을 정하게 된 경위와 동기, 갚을 돈에 견준 금액의 비율, 예상되는 손해의 크기, 당시의 거래 관행과 경제 사정 등을 살펴야 한다. 그 결과 그 금액을 물리는 것이 경제적으로 약한 처지에 있는 채무자를 부당하게 압박해 공정을 잃게 한다고 인정될 때라야 한다. 금액 자체가 크다거나 계약을 맺은 때부터 해제한 때까지 기간이 짧다는 사유만으로는 모자란다.

이 사건은 아파트를 빌리는 주택 임대차였습니다. 다만 판결이 근거로 든 조문은 민법 제398조이고, 이 조문은 계약의 종류를 가려 적고 있지 않습니다.

임차인이 잔금을 내지 않아 임대인이 계약을 해제했고, 계약금을 손해배상액으로 예정해 두었습니다. 아래 법원은 잔금 지급기일로부터 3일 만에 해제됐다는 사정을 들어 감액했지만, 대법원은 그 사정만 근거로 삼은 것이 잘못이라고 보아 사건을 다시 판단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법원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감액할지 판단할 때 살피는 사정을 정리한 목록
금액과 기간만으로는 모자라고 여러 사정을 함께 봅니다

한쪽이 의무를 지키지 않아 해제된 경우라는 점을 짚어 두겠습니다.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무르는 경우는 이와 다른 장면이고, 7편(상가 임대차 계약서)에서 정리했습니다.

⚠️ 주의

감액할 수 있는 것은 법원입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조항이 과하다고 보더라도 감액 여부는 다툼이 법원으로 갔을 때 판단됩니다. 과하다는 생각만으로 내야 할 금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 위약벌로 정한 돈도 감액되나요?

위약벌은 약속을 지키게 하려고 정해 두는 돈입니다. 대법원은 위약벌이 그런 목적으로 정해진다는 점에서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내용이 다르다고 보고,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감액하는 조문을 끌어다 위약벌을 감액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위약벌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게 해서 돈을 받을 쪽이 얻는 이익에 비해 정해 둔 벌이 지나치게 무거우면, 그 일부나 전부가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어긋나 무효가 됩니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63257 판결, 민법 제103조).

감액과 무효는 다릅니다. 감액은 금액을 낮추는 것이고, 무효는 그 조항의 일부나 전부에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 약관의 조항이라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이름이나 형태, 범위와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이 여러 상대와 계약하려고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해 둔 계약 내용을 약관이라고 합니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아래에서는 약관법). 약관의 조항에는 따로 적용되는 법이 있습니다.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무효입니다(같은 법 제8조). 여기서 고객은 계약의 한쪽으로서, 약관을 계약 내용으로 삼자고 제안하는 쪽에게서 그 제안을 받은 쪽을 말하고(같은 법 제2조 제2호·제3호), 지연 손해금은 늦게 낸 데 대해 물리는 돈입니다.

⚖️ 판례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20475, 20482 판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인 약관 조항을 유효하다고 전제한 채,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감액하는 민법 조문으로 적당한 금액까지 낮추거나 지나친 부분만 덜어내고 나머지를 살려 둘 수는 없다. 약관을 제안받은 쪽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나 위약벌 등을 지우는 약관 조항은 그쪽에게 부당하게 불리해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원칙에 반하는 것이어서 무효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차임 연체에 월 5퍼센트의 연체료를 물린 조항과, 연체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면 보증금의 10퍼센트를 위약금으로 내게 한 조항을 이 법에 따라 무효로 볼 수 있다고 보았다.

아래 법원은 연체료 조항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 연 20퍼센트로 감액했고, 위약금 조항은 위약벌이라 이 법 제8조의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두 판단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체료 조항은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을 빠뜨렸다고 보았고, 위약금 조항은 위약벌로 보더라도 약관 조항인 이상 이 법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약관과, 상대와 따로 협의해 넣은 약정이 결론을 가른 사례는 33편(상가 임대차등기)에서 다뤘습니다.

📌 한눈에 정리하면

조항의 성격내용근거
손해배상액의 예정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 금액이 크거나 기간이 짧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 2014다209227
위약벌감액할 수 없습니다. 약속을 지키게 해서 돈을 받을 쪽이 얻는 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우면 일부나 전부가 무효가 됩니다2013다63257 · 민법 제103조

어느 쪽이든 그 조항이 약관이라면 약관법이 함께 적용됩니다.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무효이고(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 무효인 조항을 유효하다고 전제해 감액하거나 일부만 살려 둘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20475, 20482 판결).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에서 감액과 무효가 어떻게 갈리는지 좌우로 비교한 도표
약관이면 두 갈래 어느 쪽이든 약관법이 함께 적용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연체료가 월 몇 퍼센트면 과다한가요?

민법 조문은 몇 퍼센트부터 과다한지를 수치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계약 당사자의 처지, 계약의 내용, 예상되는 손해의 크기 등 여러 사정을 함께 봅니다. 차임 연체에 월 4퍼센트를 붙이기로 한 약정을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본 아래 법원의 판단을 대법원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다22350 판결). 다만 그 조항이 여러 상대와 계약하려고 한쪽이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해 둔 약관이라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가 될 수도 있습니다.

Q.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정해 두었는데, 해제까지 며칠밖에 안 됐다면 감액되나요?

그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다209227 판결). 금액이 크다거나 기간이 짧다는 것 말고도 당사자의 처지, 그 금액을 정한 경위, 예상되는 손해의 크기 등을 함께 보아, 그 금액이 경제적으로 약한 쪽을 부당하게 압박한다고 인정되어야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은 주택 임대차 사건이었습니다.

Q. 위약벌로 정한 돈은 감액되지 않나요?

위약벌은 약속을 지키게 하려고 정해 두는 돈입니다. 민법의 감액 조문을 끌어다 위약벌을 감액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다만 약속을 지키게 해서 돈을 받을 쪽이 얻는 이익에 비해 벌이 지나치게 무거우면 일부나 전부가 무효가 됩니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63257 판결). 그 조항이 여러 상대와 계약하려고 한쪽이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해 둔 약관이라면, 위약벌로 보더라도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고 본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20475, 20482 판결).

📝 마치며

계약서에 적힌 상가 연체료나 위약금이라도 적힌 금액이 늘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면 부당히 과다할 때 법원이 감액할 수 있지만, 금액이 크거나 기간이 짧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위약벌이라면 감액되지 않고, 약속을 지키게 해서 돈을 받을 쪽이 얻는 이익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울 때 일부나 전부가 무효가 됩니다.

어느 쪽이든 그 조항이 약관이라면 약관법이 함께 적용되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은 무효가 됩니다.

내 계약서의 그 조항이 어느 쪽인지, 그리고 약관인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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