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계약기간 중 해지가 되는 경우를 정리한 글의 대표 이미지

상가 계약기간 중 해지, 중간에 나갈 수 있나? 해지 조건 총정리

“장사가 안 돼서 가게를 접으려고 합니다. 계약기간이 1년 넘게 남았는데, 임대인은 남은 월세를 다 물어내야 한다고 합니다. 정말 그런가요?”

가게를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나면 그다음에 부딪히는 것이 계약서입니다. 시작할 때는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이 유리해 보였는데, 접기로 한 순간 그 기간이 그대로 부담이 됩니다. 계약서 어디를 봐야 할지, 법에 무슨 길이 열려 있는지부터 알아야 다음 판단이 섭니다.

7편(상가 임대차 계약서, 어디를 봐야 하나? 계약 전 확인사항 총정리)에서 계약서를 쓸 때 확인할 항목을 정리했습니다. 이번 글은 그 계약서를 이미 쓴 뒤의 이야기입니다. 상가 계약기간 중 해지가 되는 경우와 그 조건이 무엇인지, 조문으로 짚겠습니다.

💡 이 글의 핵심

기간을 정한 계약은 그 기간을 지키는 것이 원칙입니다. 중간에 끊을 수 있는 자리는 법이 따로 정해 둔 경우로 한정됩니다. 계약서에 그럴 권리를 미리 남겨 두었거나, 빌린 건물의 일부를 쓸 수 없게 되었거나, 임대인의 공사 때문에 빌린 목적을 이룰 수 없게 되었거나, 감염병 관련 조치를 겪고 폐업한 경우입니다. 각각 조건과 계약이 끝나는 때가 다릅니다.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남는 길은 계약을 끊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찾아 넘기거나 임대인과 합의하는 쪽입니다.

📌 원칙부터 짚습니다

기간을 정해 계약했다면 그 기간은 양쪽을 묶습니다. 임차인에게 사정이 생겼다고 해서 끊겠다고 알리는 것만으로 끝나는 구조가 아닙니다.

이 원칙은 조문에 드러나 있습니다.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당사자 일방 또는 쌍방이 그 기간 내에 해지할 권리를 보류한 때에는 기간을 정하지 않은 임대차의 해지통고 규정을 준용합니다(민법 제636조). 해지는 계약을 앞으로 끊는 것을 말하고, 준용은 다른 조문을 끌어다 적용한다는 뜻입니다. 조문이 말하는 통고는 그렇게 하겠다고 상대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문장의 구조를 보시기 바랍니다. 권리를 남겨 두었을 때 그 규정을 끌어온다고 적혀 있습니다. 남겨 두지 않았다면 끌어올 것이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이 다루는 것은 예외입니다. 법이 문을 열어 둔 자리가 어디이고, 그 문이 열리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봅니다.

📌 계약서에 미리 적어 두었다면

먼저 볼 곳은 계약서입니다. 앞에서 본 조문이 말하는 해지할 권리를 보류한다는 것은, 기간 중에도 계약을 끊을 수 있다고 계약서에 미리 적어 두는 것을 말합니다.

이 문구가 있으면 상대에게 알리는 것만으로 계약을 끝낼 수 있습니다. 끌어오는 조문은 기간을 정하지 않은 임대차의 해지통고 규정입니다(민법 제635조).

계약이 끝나는 때는 어느 쪽이 알렸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토지와 건물 기타 공작물에 대하여는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6월,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한 경우에는 1월입니다(민법 제635조 제2항 제1호). 상대방이 그 알림을 받은 날부터 셉니다. 조문은 토지와 건물을 함께 적고 있는데, 상가건물을 빌린 경우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누가 알렸나계약이 끝날 때까지
임차인임대인이 받은 날부터 1개월
임대인임차인이 받은 날부터 6개월

임차인 쪽이 짧습니다. 다만 이 기간은 계약서에 해지권을 남겨 둔 경우에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계약서를 다시 펴 보시기 바랍니다. 특약란에 중도 해지에 관한 문구가 있는지, 있다면 누구에게 그 권리를 주었는지가 첫 갈림길입니다.

⚠️ 주의

문구가 있다고 해서 아무 부담 없이 끝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해지할 권리를 주면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함께 정해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금액을 두고 다투게 되면 판단 기준이 달라집니다.

계약서에 금액이 미리 적혀 있다면 그 금액을 줄여 달라고 할 수 있는지가 다음 문제가 됩니다. 그 기준은 34편(상가 연체료·위약금)에서 정리했습니다.

📌 빌린 건물의 일부를 쓸 수 없게 되었다면

건물이 무너지거나 불이 나서 일부를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법은 두 단계로 답합니다.

먼저 월세입니다. 조문은 이것을 차임이라고 적습니다. 월 단위로 정한 것을 월세라고 부르는데, 이 글에서는 월세라고 쓰겠습니다. 조문을 그대로 옮기는 자리에는 차임이 나옵니다. 임차물의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멸실 기타 사유로 인하여 사용, 수익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은 그 부분의 비율에 의한 차임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27조 제1항). 멸실은 없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조건이 둘입니다. 임차인의 잘못이 없어야 하고, 쓰거나 그것으로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상태여야 합니다. 그 둘이 갖춰지면 못 쓰게 된 부분의 비율만큼 깎아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문이 정한 것은 여기까지이고, 비율을 어떻게 산정하는지를 정면으로 정한 대법원 판결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이 해지입니다. 앞의 경우에 그 잔존부분으로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잔존부분은 남은 부분입니다.

두 항은 이어져 있습니다. 조문이 앞의 경우에라고 적어 두었으므로, 해지는 제1항의 상태를 전제로 합니다. 못 쓰게 된 부분이 있는데 남은 부분만으로는 빌린 목적을 이룰 수 없을 때 비로소 문이 열립니다.

상태임차인이 할 수 있는 것
일부를 쓸 수 없게 됨그 부분의 비율만큼 월세 감액 청구
남은 부분으로 빌린 목적을 이룰 수 없음계약 해지
민법 제627조에 따라 건물 일부를 쓸 수 없게 된 경우 월세 감액과 계약 해지로 갈리는 두 갈래를 좌우로 비교한 도표
감액 사유가 먼저 있어야 해지의 문이 열립니다

이 조문에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652조). 계약서에 감액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적혀 있더라도 그 문구로 이 권리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구분해 두겠습니다. 건물이 고장 났을 때 임대인이 고쳐 주어야 하는지는 다른 조문이 정합니다. 고쳐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못 쓰게 된 만큼 깎아 달라고 하는 것은 서로 다른 청구입니다.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15편(상가 수선의무)에서 정리했습니다.

📌 임대인의 공사 때문에 영업을 못 하게 되었다면

임대인이 건물을 고치겠다고 들어오는 경우, 임차인은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건물 보존에 필요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민법 제624조).

그런데 공사 규모가 커서 그동안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보존행위를 하는 경우에 임차인이 이로 인하여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25조). 보존행위는 건물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해 하는 일을 말합니다.

조건이 둘입니다. 임차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이루어진 공사여야 하고, 그 공사로 인하여 빌린 목적을 이룰 수 없는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협의해서 일정을 맞춘 공사라면 앞의 조건이 서지 않습니다.

민법 제625조에 따라 임대인의 보존행위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려면 갖춰야 하는 두 가지 조건을 정리한 도표
협의해서 일정을 맞춘 공사라면 첫째 조건이 서지 않습니다

공사 기간에 월세를 어떻게 할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계약을 끊지 않고 그 기간의 월세만 다투는 길도 있습니다. 그 갈림길은 15편(상가 수선의무)에서 판례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 감염병 조치를 겪고 폐업했다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임차인만 쓸 수 있는 해지권이 하나 있습니다.

임차인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집합 제한 또는 금지 조치를 총 3개월 이상 받음으로써 발생한 경제사정의 중대한 변동으로 폐업한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의2 제1항). 같은 항 제2호의2에 따라 운영시간을 제한한 조치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집합 제한 또는 금지 조치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가리킵니다.

조문을 읽을 때 세 단계를 나눠 보셔야 합니다. 조치를 받은 것이 첫째이고, 그로 인해 경제사정에 중대한 변동이 생긴 것이 둘째이며, 그 변동 때문에 폐업한 것이 셋째입니다. 조치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의2에 따라 폐업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려면 거쳐야 하는 세 단계를 정리한 도표
조치를 받은 사실만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기간은 총 3개월입니다. 연달아 받은 기간만 세는 것이 아니라 합산합니다.

해지는 임대인이 계약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같은 조 제2항). 알린 날이 아니라 임대인이 받은 날부터 셉니다.

이 조문은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는 상가에도 적용됩니다. 초과하는 임대차에 적용되는 조문 목록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제2조 제3항). 환산보증금은 보증금에 월세의 100배를 더한 금액이고, 그 금액이 기준을 넘으면 적용되는 조문이 달라집니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는 11편(환산보증금 초과 상가)에서 정리했습니다.

⚠️ 주의

파산은 임차인이 계약을 끊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임차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임대차기간의 약정이 있는 때에도 임대인 또는 파산관재인이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37조 제1항). 조문에 적혀 있는 것은 임대인과 파산관재인이고, 임차인 본인이 아닙니다. 파산관재인은 파산 절차에서 재산을 맡아 처리하는 사람입니다. 이 경우에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계약해지로 인하여 생긴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합니다(같은 조 제2항).

📌 이 글 밖에 두 자리가 더 있습니다

지금까지 본 것은 기간이 남아 있는 계약을 중간에 끊는 경우입니다. 그것과 구분해 두어야 할 자리가 둘 있습니다.

어떤 상태인가근거어디에서 다뤘나
계약서에 1년 미만으로 적혀 있다임차인은 그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1항 단서)7편
만료를 그냥 넘겨 묵시적 갱신이 되었다임차인이 언제든지 해지하겠다고 알릴 수 있고, 임대인이 받은 날부터 3개월 뒤에 계약이 끝납니다(제10조 제5항)10편

앞의 것은 계약을 중간에 끊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기간이 짧았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기간이 1년 미만일 때 어떻게 되는지는 7편(상가 임대차 계약서)에서 정리했습니다. 뒤의 것은 원래 기간이 이미 끝난 뒤의 이야기입니다. 그 상태에서 나가는 방법은 10편(상가 묵시적 갱신)에서 다뤘습니다.

📌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여기까지 읽고 자신의 상황이 어디에도 맞지 않는다면, 남는 길은 계약을 끊는 쪽이 아닙니다.

첫째는 임대인과 합의하는 것입니다. 양쪽이 합의하면 기간이 남아 있어도 계약을 끝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정할지는 협의하기 나름이고, 합의한 내용은 문서로 남겨 두는 편이 나중에 다툼을 줄입니다.

둘째는 들어올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가게를 넘기고 그 대가를 받는 경로가 있고,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경로가 있습니다. 앞의 것은 2편(상가 권리금)에서, 뒤의 것은 18편(상가 전대차)에서 정리했습니다.

새 임차인을 구할 때 드는 중개보수를 누가 부담하는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이를 정면으로 정한 조문이나 대법원 판결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남은 기간의 월세를 전부 물어내야 하나요?

이 글에서 단정할 수 없습니다. 계약을 끊을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나가면 그 뒤의 월세나 손해를 어떻게 정산할지가 문제 되는데, 계약서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와 실제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계약서에 금액을 미리 정해 둔 경우라면 34편(상가 연체료·위약금)에서 다룬 기준이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Q. 폐업신고만 하면 계약이 끝나나요?

끝나지 않습니다. 폐업신고는 세무서에 하는 절차이고, 임대차계약은 임대인과의 관계입니다. 감염병 관련 조치를 겪은 경우라면 별도의 해지권이 있지만(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의2), 그 경우에도 임대인에게 해지하겠다고 알려야 하고, 임대인이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계약이 끝납니다.

Q. 건물에 물이 새서 영업이 어렵습니다. 바로 나갈 수 있나요?

두 가지를 나눠 보셔야 합니다. 임대인에게 고쳐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계약을 끊는 것은 다른 청구입니다. 계약을 끊으려면 빌린 건물의 일부를 쓸 수 없게 되고 남은 부분만으로는 빌린 목적을 이룰 수 없어야 합니다(민법 제627조 제2항). 고쳐 달라는 요구와 그 범위는 15편(상가 수선의무)에서 정리했습니다.

📝 마치며

기간을 정한 계약은 그 기간을 지키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가 계약기간 중 해지는 법이 따로 열어 둔 자리에만 있습니다.

계약서에 그럴 권리를 남겨 두었다면 알린 뒤 1개월, 감염병 조치를 겪고 폐업했다면 알린 뒤 3개월입니다. 건물의 일부를 쓸 수 없게 되었거나 임대인의 공사로 빌린 목적을 이룰 수 없게 된 경우에도 문이 열리지만, 각각 붙은 조건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지금 계약서의 특약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거기에 중도 해지에 관한 문구가 있는지가 이 글의 첫 갈림길입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함께 보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