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명의 상가, 임대와 해지는 누가 정하나? 지분 과반수 기준 총정리
“형제 셋이 물려받은 상가입니다. 제가 임차인에게 계약을 더 이어가지 않겠다고 통지했는데, 임차인이 제 동생은 반대하지 않느냐며 나갈 수 없다고 합니다.”
상가 하나를 여러 사람이 나눠 가진 경우가 있습니다. 상속으로 형제가 함께 물려받기도 하고, 부부가 절반씩 등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공동명의로 된 상가를 법에서는 공유라 부릅니다. 하나의 물건을 여러 사람이 함께 소유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고, 그 가운데 각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지분입니다. 계약을 맺을 때는 아무도 이 이야기를 해주지 않습니다. 문제는 계약을 끊으려 할 때 드러납니다. 계약서에 임대인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이 분명히 통지했는데도 그 통지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10편(상가 묵시적 갱신)에서는 임대인이 언제까지 통지해야 하는지를 봤습니다. 이번 글은 그보다 앞의 질문입니다. 그 통지를 누가 해야 하는지를 봅니다.
💡 이 글의 핵심
상가를 세놓는 일, 계약을 해지하는 일, 갱신을 거절한다고 통지하는 일은 모두 공유물의 관리행위입니다.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합니다(민법 제265조 본문). 사람 수가 아니라 지분이고, 절반은 과반수가 아닙니다. 과반수에 이르는 지분을 가진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와 미리 상의하지 않았더라도 혼자 정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과반수에 못 미치는 공유자가 혼자 보낸 통지는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 세놓는 것도 끊는 것도 결정 방법이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은 공유물을 두고 하는 일을 세 갈래로 나눠 결정 방법을 달리 정해 두었습니다. 처분하거나 변경하는 일, 관리에 관한 사항, 그리고 보존행위입니다(제264조, 제265조). 이 글이 다루는 것은 가운데 하나, 관리에 관한 사항입니다. 무엇이 보존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합니다(제265조 본문). 조문은 이것을 관리에 관한 사항이라 부르고 판결은 관리행위라 부르는데, 가리키는 것은 같습니다. 아래에서는 관리행위로 적겠습니다.
그렇다면 상가를 세놓는 일은 어디에 들어갈까요. 대법원은 세놓는 일과 그 계약을 끊는 일을 모두 관리행위로 봅니다. 갱신을 거절한다고 알리는 것도 같습니다.
⚖️ 판례
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다37905 판결
공유물을 남에게 세놓는 행위, 그리고 그 임대차계약을 끊는 행위는 관리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 정해야 한다. 갱신을 거절한다고 알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상가에서 임대인이 그런 통지를 하면, 실질은 계약을 끊는 것과 다름없이 임대차를 끝내는 일이다. 따라서 이 역시 관리행위여서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 정해야 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갱신거절 통지가 해지와 같은 칸에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해지는 계약을 도중에 끊는 것이고 갱신거절은 만료된 계약을 더 잇지 않겠다는 것이라 모양이 다릅니다. 그런데 임대차를 끝낸다는 결과가 같다는 이유로 같은 취급을 받았습니다. 임대인이 여럿인 상가에서는 이 통지 하나를 보내는 데도 지분 계산이 먼저입니다.

📌 과반수는 사람 수가 아니라 지분입니다
과반수라는 말이 나오면 사람 수를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세는 대상은 지분입니다. 공유자가 세 명이어도 한 사람이 5분의 3을 가지고 있다면 그 한 사람이 과반수입니다. 반대로 두 사람이 동의해도 지분 합계가 절반에 그치면 과반수가 아닙니다.
공유자의 지분은 균등한 것으로 추정합니다(민법 제262조 제2항). 추정이므로 다른 비율이 확인되면 그 비율이 기준입니다. 등기부에 지분이 적혀 있다면 먼저 그것부터 보게 됩니다.
절반과 과반수의 차이가 실제 사건에서 갈린 적이 있습니다. 위 2010다37905 사건이 그렇습니다. 상가 건물의 공유자이자 임대인 가운데 한 사람이 임차인들에게 갱신을 거절한다는 뜻을 밝히고 임차 부분을 비워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아래 법원은 그 사람이 2분의 1 지분을 가진 데 그치고 나머지 2분의 1을 가진 공유자가 동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다고 밝힌 것이 효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 주의
지분이 절반인 공유자는 혼자서 임대차를 끊을 수 없습니다(민법 제265조 본문). 과반수는 절반을 넘는 것이고 2분의 1은 절반이기 때문입니다. 형제 두 사람이 절반씩 가진 상가라면 둘 중 누구도 혼자서는 결정하지 못합니다. 한쪽이 보낸 통지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임차인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됩니다.
⚖️ 과반수를 쥐면 다른 공유자와 상의해야 할까요
앞의 이야기를 뒤집으면 이렇게 됩니다. 과반수에 이르는 지분을 가진 공유자라면 나머지 공유자를 설득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리 상의한 일이 없더라도 혼자 정할 수 있고, 그 결정은 공유자 전원에게 미칩니다.
⚖️ 판례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6다245562 판결
공유자들 사이에서 공유물을 어떻게 쓰고 무엇을 거둘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는 것은 관리에 관한 사항이다. 따라서 지분의 과반수로 정해야 한다. 과반수에 이르는 지분을 가진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와 미리 상의한 일이 없더라도 관리에 관한 사항을 혼자 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과반수에 이르는 지분을 가진 공유자가 공유물 가운데 특정한 부분을 도맡아 쓰고 거두기로 정하는 것도 적법한 관리 방법이다.
이 사건은 상가 한 층을 여러 사람이 나눠 가진 구조였습니다. 한 층 전체를 하나의 건물로 등기하되 그 층을 64개 구좌로 나눠 분양해, 여러 명이 그 층을 공유하게 된 경우입니다. 공유자들로 구성된 단체가 총회를 열어 임대 수입에서 경비를 뺀 나머지를 지분에 따라 나누기로 결의했고, 그 총회에는 지분의 과반수를 가진 공유자들이 참석했습니다. 구좌를 사들인 한 공유자가 그 배분에 반대해 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공동명의 상가에서 임대인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다른 공유자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지분의 과반수가 모였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 동의가 필요한 일, 과반수로 되는 일, 혼자 되는 일
결정 방법이 갈리는 지점을 한눈에 보면 이렇습니다.
| 무엇을 하는가 | 필요한 것 | 근거 |
|---|---|---|
| 공유물을 처분하거나 변경하는 것 | 다른 공유자의 동의 | 민법 제264조 |
|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 |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 | 민법 제265조 본문 |
| 보존행위 | 각자가 할 수 있음 | 민법 제265조 단서 |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지분이 있다고 해서 상가의 특정 칸을 자기 몫으로 차지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유자는 그 지분을 처분할 수 있고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 수익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63조). 몫은 건물의 어느 부분이 아니라 비율로 주어집니다.
부담도 같은 방식입니다. 공유자는 그 지분의 비율로 공유물의 관리비용 기타 의무를 부담합니다(민법 제266조 제1항).
⚠️ 통지 기간이 흘러가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공유자끼리 의견을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상가 임대차에는 시계가 따로 돌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한다는 통지나 조건을 바꾸겠다는 통지를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하지 않으면,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4항). 이렇게 이어진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1년으로 봅니다. 자세한 것은 10편(상가 묵시적 갱신)에서 다뤘습니다.
공유자가 여럿인 상가에서는 이 두 가지가 겹칩니다. 지분의 과반수를 모으는 데 시간을 쓰다가 통지 기간이 지나가면, 계약은 1년 더 이어집니다. 과반수를 나중에 확보하더라도 이미 지나간 기간은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 주의
통지를 보내기 전에 등기부로 지분 비율을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계약서에 임대인으로 적힌 사람이 곧 과반수 지분을 가진 사람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통지의 효력이 다투어질 때 지분이 얼마였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상가의 소유자가 바뀌어 임대인이 달라지는 국면은 12편(상가 건물주가 바뀌면)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반대로 빌린 사람이 여럿인 경우, 월세와 보증금과 해지를 함께 져야 하는지는 38편(상가 공동임차인)에서 다뤘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형제 셋이 3분의 1씩 가진 상가입니다. 두 명이 동의하면 계약을 끊을 수 있나요?
두 사람의 지분 합계가 3분의 2이므로 과반수입니다.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하므로(민법 제265조 본문), 나머지 한 사람이 반대하더라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분이 정말 3분의 1씩인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법이 정한 것은 균등하다는 추정일 뿐이고(민법 제262조 제2항), 다른 비율이 확인되면 그 비율이 기준입니다.
Q. 지분이 절반인데 나머지 절반을 가진 공유자와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절반은 과반수가 아닙니다. 대법원 2010다37905 사건에서도 2분의 1 지분을 가진 사람이 혼자 갱신을 거절한다고 밝힌 것을 효력이 있다고 보지 않은 아래 법원의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공유자가 있을 때 어떤 방법이 있는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Q. 임차인입니다. 공유자 한 사람이 보낸 통지를 무시해도 되나요?
통지를 보낸 사람의 지분이 과반수인지가 먼저 갈립니다. 과반수에 이르는 지분을 가진 공유자가 보냈다면 다른 공유자와 상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효력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지분 요건과 별개로 통지 시기 같은 다른 요건이 따로 있으므로, 지분만 보고 결론을 내리기는 이릅니다. 우선 등기부로 지분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마치며
공동명의 상가에서 세놓고 끊는 결정은 지분의 과반수로 합니다(민법 제265조 본문). 세놓는 일, 해지하는 일, 갱신을 거절한다고 통지하는 일이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세는 대상은 사람 수가 아니라 지분입니다. 절반은 과반수가 아니어서, 2분의 1 지분을 가진 사람이 혼자 보낸 갱신거절 통지는 효력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과반수에 이르면 다른 공유자와 미리 상의하지 않았더라도 혼자 정할 수 있고 그 결정은 전원에게 미칩니다.
임대인이 여럿인 상가라면 통지문을 쓰기 전에 등기부부터 여시기 바랍니다. 지분 계산이 앞서고 통지가 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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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분쟁은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