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건물주가 바뀌면? 계약 승계부터 보증금 반환까지 총정리
“어느 날 건물이 팔렸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새 건물주가 계약서를 다시 쓰자고 하는데, 안 쓰면 나가야 하나요? 보증금은 누구한테 받아야 합니까?”
건물주가 바뀌면 계약이 공중에 뜬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계약서에 적힌 임대인 이름과 실제로 월세를 받아 가는 사람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계약을 맺을 때는 건물이 팔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아무도 해주지 않습니다.
3편(상가 명도란?)에서 건물이 팔려도 계약을 다시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한 문단으로 짚었습니다. 이번 글은 그 뒤를 잇습니다. 계약이 이어진다는 사실 다음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그리고 임차인에게 선택권이 있는지를 봅니다.
💡 이 글의 핵심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이라면 건물이 팔려도 계약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새 주인이 임대인 자리를 물려받고 보증금도 새 주인에게 청구합니다. 임차인의 동의도 통지도 필요 없습니다. 다만 두 가지가 남습니다. 경매로 넘어간 경우는 매매와 같지 않고, 임차인이 승계를 원하지 않을 때 벗어날 수 있는지는 상가에 관해 대법원 판단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 먼저 확인할 것 — 대항요건을 갖췄는가
이 글의 내용은 전부 대항요건을 전제로 합니다. 갖추지 못했다면 새 주인에게 주장할 것이 없습니다.
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깁니다(제3조 제1항).
| 구분 | 내용 |
|---|---|
| 요건 ① | 건물의 인도 |
| 요건 ② | 부가가치세법·소득세법·법인세법에 따른 사업자등록 신청 |
| 효력이 생기는 날 | 두 가지를 갖춘 다음 날 |
두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합니다. 장사를 하고 있어도 사업자등록이 없으면 여기서 걸립니다. 효력이 생기는 날이 신청한 당일이 아니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소유권이 넘어간 날보다 대항요건이 하루라도 늦으면 새 주인에게 주장할 수 없습니다.
요건과 효과는 5편(상가 보증금 반환)에서 정리했습니다. 이 조문은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상가에도 적용됩니다(제2조 제3항).

⚖️ 새 주인은 자동으로 임대인이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서를 다시 쓸 의무가 없습니다. 임차건물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봅니다(제3조 제2항). 본다는 말은 당사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법이 그렇게 정한다는 뜻입니다. 조문은 양수인에 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도 포함한다고 적고 있어, 소유권을 사들인 사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 판례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춘 다음 건물의 주인이 바뀌면 새 소유자가 임대인 자리를 당연히 이어받는다. 주인이 바뀐 원인이 매매와 같은 계약이든 상속이나 경매처럼 법이 정한 사유든 가리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공유하던 상가건물을 나누기 위한 경매에서 소유자가 바뀐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사건의 임차인은 상가 1층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보증금 2,500만 원, 월 차임 187만 원이었고, 건물이 공유물분할을 위한 경매에 넘어가 새 소유자가 낙찰받았습니다.
| 구분 | 결과 |
|---|---|
| 임차인의 동의 | 필요 없음 |
| 임차인에 대한 통지 | 필요 없음 |
| 보증금을 청구할 상대 | 새 주인 |
한 가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위 판결이 다룬 것은 임대인 자리가 넘어간다는 부분입니다. 경매에서 임차권 자체가 어떻게 되는지는 다른 조문이 따로 정하고 있고, 뒤에서 그 이야기를 따로 하겠습니다.
이 사건은 여러 사람이 공유하던 상가가 경매로 한 사람에게 넘어간 경우입니다. 반대로 공유 상태가 그대로 이어지는 동안 세를 놓고 계약을 끊는 결정을 누가 하는지는 23편(공동명의 상가, 임대와 해지는 누가 정하나)에서 다뤘습니다.
💰 밀린 월세는 누가 받아 가나
소유권이 넘어가기 전에 밀린 차임이나 관리비는 새 주인에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따로 채권을 넘기는 절차가 없다면 옛 주인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차임과 관리비는 건물을 쓰게 해 준 대가라서 그 당시 처분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밀린 돈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청구하는 것과 공제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계약이 끝나 보증금을 정산할 때에는 승계 전에 밀린 차임과 관리비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증금에서 그대로 빠집니다.
| 시점 | 청구할 수 있는 사람 |
|---|---|
| 소유권이 넘어가기 전에 밀린 것 | 옛 주인 (채권을 넘기는 절차가 없다면) |
| 소유권이 넘어간 뒤에 밀린 것 | 새 주인 |
| 계약이 끝나 보증금을 정산할 때 | 시점을 가리지 않고 보증금에서 공제된다 |
⚠️ 주의
밀린 차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받는 사람과 방식이 달라질 뿐입니다.
위 사건에서 임차인이 옛 주인들에게 밀린 차임과 관리비는 3,495만여 원이었고 보증금은 2,500만 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그 금액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고 보아, 반대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건물이 팔렸다는 소식을 들었다면 소유권이 넘어간 날을 기준으로 연체 내역부터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 보증금을 못 받은 채 건물이 넘어갔다면
계약이 이미 끝났는데 보증금을 못 받고 있는 상태에서 건물이 팔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약이 끝났으니 승계도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임대차가 끝나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봅니다(제9조 제2항). 그 상태에서 건물이 넘어가면 승계가 그대로 일어납니다. 다만 이 조문에는 적용 범위의 단서가 붙어 있어 아래에 이어서 적습니다.
⚖️ 판례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
임대차가 끝난 뒤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므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라면 그 상태에서 건물이 넘어가더라도 새 소유자가 임대차가 끝난 상태 그대로의 임대인 자리를 이어받는다. 법이 정한 승계이므로 새 소유자가 보증금을 돌려줄 책임을 떠안고 옛 소유자는 그 관계에서 빠진다.
원심은 계약이 기간 만료로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건물을 취득한 쪽이 임대인 자리를 이어받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췄는지부터 따졌어야 한다며 보증금 반환청구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대항력이 있는지는 돌려보낸 법원이 다시 심리합니다.
단서는 이렇습니다. 존속을 의제하는 조문은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상가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초과해도 적용되는 조문 목록에 제9조가 없기 때문입니다(제2조 제3항). 초과 구간이라면 이 경로를 그대로 쓸 수 없고, 그 구간의 사정은 11편(환산보증금 초과 상가)에서 정리했습니다.
⚠️ 경매로 넘어간 경우는 매매와 다릅니다
여기가 갈리는 자리입니다.
앞에서 본 판결은 경매로 소유자가 바뀌어도 임대인 자리가 넘어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경매에는 그 앞에 놓인 조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가 실시되어 건물이 매각되면 임차권은 소멸하는 것이 원칙이고, 보증금이 전액 변제되지 아니한 대항력 있는 임차권만 소멸하지 않습니다(제8조).
순서대로 읽어야 합니다. 먼저 임차권이 남는지를 보고, 남는다면 새 소유자가 임대인이 됩니다. 임차권이 소멸하면 승계를 따질 자리 자체가 없습니다.
| 임차권 | 매각된 뒤 |
|---|---|
| 대항력이 있고 보증금을 전액 변제받지 못한 경우 | 소멸하지 않는다 |
| 대항력이 있고 보증금을 전액 변제받은 경우 | 소멸한다 |
| 대항력이 없는 경우 | 소멸한다 |
낙찰자든 상속인이든 똑같다는 설명을 인터넷에서 만나게 됩니다. 임대인 자리가 넘어간다는 대목만 보면 맞는 말이지만, 그 앞에 임차권이 남는지를 가르는 관문이 하나 더 있다는 점이 빠져 있습니다.

⚠️ 주의
여기서 더 나아가지 않겠습니다.
경매에서 임차인의 대항력이 다른 권리보다 앞서는지, 앞선 담보권이 있으면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이 글에서 단정하지 않습니다. 상가 사안을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8조는 초과해도 적용되는 조문 목록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제2조 제3항). 목록에 없다는 것까지가 조문으로 확인되는 부분이고, 그래서 어떻게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경매가 시작됐다는 통지를 받았다면 등기부의 권리 순서를 들고 전문가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건물 팔리면 나간다는 특약
계약서에 임대인이 건물을 매각하면 임차인은 이의 없이 건물을 넘겨준다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제15조). 무효가 되는 것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한 약정입니다. 임차인에게 불리하기만 하면 전부 무효가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이 방패가 아예 작동하지 않는 구간도 있습니다. 제15조는 초과해도 적용되는 조문 목록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제2조 제3항).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상가에서 특약을 다투는 경로는 11편(환산보증금 초과 상가)에서 정리했습니다.
특약의 효력을 이 글에서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문구와 사정에 따라 달라지고, 이 쟁점을 판단한 대법원 판결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승계를 원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나
새 주인이 미덥지 않아 옛 주인에게 보증금을 받고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가에 관해서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주택에서는 대법원 법리가 서 있습니다. 임차인이 승계를 원하지 않으면 양도 사실을 안 때부터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를 제기해 벗어날 수 있고, 그 경우 옛 주인의 보증금반환채무는 소멸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64615 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다251929 판결).
조문만 나란히 놓으면 두 법의 문언이 사실상 같습니다. 주택은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상가는 임차건물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양쪽 모두 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함께 적고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 여기까지는 두 조문을 대조하면 확인됩니다.
그러나 같은 법리가 상가에도 적용된다는 것은 조문에서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상가 사안을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구분 | 상태 |
|---|---|
| 주택 | 대법원 법리가 서 있다 |
| 상가 | 대법원의 직접 판단이 확인되지 않는다 |
시도한다면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2021다251929는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건입니다. 임차인이 낙찰 전에 옛 임대인에게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한 것은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 것이라 그것만으로는 승계를 원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경매에서 배당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낙찰자에게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하려는 뜻으로 읽혀 옛 임대인에게 반환을 요구한 것과 모순된다고 했습니다. 나아가 새 소유자가 보증금을 돌려줄 책임을 진다는 것을 전제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점도 들었습니다. 원심은 반대로 이의제기를 인정해 옛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책임을 진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읽는 방향이 둘입니다. 벗어나려면 시기와 의사 표시가 분명해야 합니다. 반대로 어중간하게 행동하면 승계를 받아들인 것으로 정리되어 새 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옛 주인과 새 주인 가운데 누가 실제로 돈을 갚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 새 주인이 몰랐다고 하면
새 주인이 임차인이 있는 줄 몰랐다며 계약서를 다시 쓰자거나 나가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경우에 법이 열어 둔 길은 임차인을 향하지 않습니다. 임대차의 목적이 된 건물이 매매나 경매의 목적물이 된 경우에는 민법의 담보책임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3조 제3항). 매매라면 건물을 판 사람이, 경매라면 채무자가 그 상대입니다(민법 제575조 제1항, 제578조 제1항). 어떤 요건에서 무엇을 구할 수 있는지는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글에서 정리하지 않겠습니다.
새 주인이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상대는 건물을 판 사람입니다. 임차인이 그 부담을 대신 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새 건물주가 계약서를 다시 쓰자고 합니다. 써야 하나요?
의무는 없습니다. 대항요건을 갖췄다면 기존 계약이 그대로 이어집니다(제3조 제2항). 다만 새 계약서에 조건이 바뀌어 들어가는 경우가 있으므로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서명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Q. 보증금은 옛 주인과 새 주인 중 누구에게 청구하나요?
대항요건을 갖췄다면 새 주인입니다. 계약이 끝난 뒤 보증금을 못 받고 있는 상태에서 건물이 넘어간 경우도 같습니다(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 다만 그 근거가 되는 존속 의제 조문은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상가에 적용되지 않습니다(제2조 제3항).
Q. 새 건물주가 보증금을 받은 적이 없으니 못 준다고 합니다.
옛 주인과 새 주인이 보증금을 어떻게 정산했는지는 두 사람 사이의 문제입니다. 임대인 자리가 법에 따라 넘어간 이상 그 사정을 들어 임차인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Q. 경매로 넘어가도 계속 장사할 수 있나요?
단정할 수 없습니다. 매각되면 임차권이 소멸하는 것이 원칙이고, 보증금을 전액 변제받지 못한 대항력 있는 임차권만 소멸하지 않습니다(제8조). 대항요건을 언제 갖췄는지와 등기부에 어떤 권리가 앞서 있는지에 따라 갈리므로 등기부를 들고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마치며
대항요건을 갖춘 상가 임차인이라면 건물이 팔려도 계약은 그대로입니다. 새 주인이 임대인이 되고 보증금도 새 주인에게 청구합니다. 계약서를 다시 쓸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세 가지를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밀린 차임은 사라지지 않고 보증금에서 정산됩니다. 경매는 매매와 달라서 임차권이 남는지부터 갈립니다. 그리고 승계를 거부하고 옛 주인에게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지는 주택에서는 법리가 서 있으나 상가에서는 대법원 판단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자신의 대항요건입니다. 사업자등록이 없다면 이 글의 내용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업자등록을 했더라도 등록에 무엇이 적혀 있느냐에 따라 대항력이 갈리는데, 그 갈림길은 24편(상가 대항력)에서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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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분쟁은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