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공동임차인, 월세 · 보증금 · 계약해지는 함께인가 따로인가
“동업자와 둘이서 가게를 얻었습니다. 계약서에는 두 사람 이름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이제 동업을 그만두려는데, 저 혼자 계약에서 빠지고 보증금도 제 몫만 먼저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가게를 함께 얻을 때 계약서에는 두 사람 이름을 다 적기도 하고, 한 사람 이름으로 적고 보증금은 나눠 내기도 합니다. 이름 칸이 나중에 무엇을 가르는지는 계약서를 쓰는 자리에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사이가 틀어지거나 한 사람이 빠지려 할 때 드러납니다. 월세가 밀리면 누구에게 청구되는지, 보증금은 각자 낸 만큼 나눠 받는지, 한 사람만 먼저 나갈 수 있는지가 한꺼번에 걸립니다. 한 계약에서 둘 이상이 함께 임차인이 된 사람들을 공동임차인이라 부릅니다.
임대인이 여럿인 경우는 23편(공동명의 상가)에서 다뤘습니다. 이번 글은 반대쪽, 빌린 사람이 여럿인 경우를 봅니다.
💡 이 글의 핵심
함께 빌린 사람들은 임대인에게 지는 의무를 연대해서 집니다. 각자가 의무 전부를 다할 책임이 있고, 한 사람이 다하면 나머지 사람도 그 의무를 벗습니다(민법 제616조, 제654조, 제413조). 보증금을 각자 몫대로 나눠 받는지는 조문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계약에서 무엇을 정했는지에 따라 갈릴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나뉘지 않는 경우라면, 한 사람이 혼자 맺은 합의나 한 사람의 채권자가 받은 압류는 원칙적으로 나머지 사람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계약을 끊는 해지는 임차인 쪽에서 할 때 전원이 함께 해야 하고, 임대인이 할 때도 전원에게 해야 합니다(민법 제547조 제1항).
⚖️ 계약서에 한 사람 이름만 있어도 공동임차인일 수 있나요?
대법원은 계약서에 이름이 한 사람만 적혀 있는데도 두 사람이 함께 빌린 것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 판례
대법원 1999. 8. 20. 선고 99다18039 판결
두 사람이 보증금을 나누어 냈다. 다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서 받아야 할 돈이 많아, 계약이 끝나면 보증금 전부를 그 한 사람이 돌려받기로 했다. 그래서 임대인까지 세 사람이 합의해 계약서 임차인 칸에 그 한 사람 이름만 적었다.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계약서에 적힌 이름과 상관없이 두 사람이 함께 임차인이 된 것이다. 다른 한 사람은 자기가 낸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계약서에 이름이 적힌 사람에게 넘겼고, 임대인이 이를 승낙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넘긴 목적은 이름이 적힌 사람이 받을 돈을 확보해 주려는 데 있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진 부분의 아래 법원 판결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 판결이 그렇게 본 데에는 사정이 붙어 있습니다. 두 사람이 보증금을 실제로 나눠 냈고, 명의를 한 사람으로 적은 것이 임대인까지 포함한 세 사람의 합의였습니다. 한 사람 이름만 적은 이유도 보증금 전부를 그 사람이 돌려받게 하려는 데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한 사람이 건물을 빌리고 다른 사람이 그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한 경우였습니다.
그러므로 보증금을 나눠 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언제나 공동임차인이 된다고 읽으면 판결보다 넓어집니다. 명의가 실제와 다르게 적혀 있다면, 계약서를 쓸 때 누가 무엇에 합의했는지가 먼저 따져집니다.
📌 월세가 밀리면 누구에게 청구되나요?
여러 사람이 공동하여 물건을 빌린 때에는 연대하여 그 의무를 부담합니다(민법 제616조). 이 조문은 임대차에도 그대로 준용됩니다(민법 제654조). 준용은 다른 자리에 있는 조문을 이 제도에 끌어다 쓴다는 뜻입니다.
연대한다는 것은 함께 빌린 사람 각자가 의무 전부를 다할 책임을 지고, 그중 한 사람이 다하면 나머지 사람도 그 의무를 벗는다는 뜻입니다(민법 제413조). 그래서 임대인은 함께 빌린 사람 가운데 누구에게든, 또는 한꺼번에나 차례로 모두에게, 밀린 월세의 전부나 일부를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414조). 동업자 사이에서 월세를 반씩 내기로 정해 두었다면 그것은 두 사람 사이의 약속입니다. 임대인에 대한 의무의 크기가 그 약속대로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이 월세를 제때 내지 않아 밀렸을 때 임대인이 어느 시점에 계약을 끊을 수 있는지는 17편(상가 차임 연체)에서 다뤘습니다.
📌 보증금은 각자 몫대로 돌려받나요?
받을 돈이 여러 사람에게 있을 때 법의 출발점은 나눠 갖는 것입니다. 특별히 달리 정한 것이 없으면 각자 균등한 비율로 권리를 가집니다(민법 제408조).
다만 예외가 붙어 있습니다. 그 권리가 성질상 나눌 수 없거나 당사자가 나눌 수 없는 것으로 정했다면, 각 권리자는 모두를 위해 전부를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돈을 줄 쪽도 권리자 가운데 누구에게든 모두를 위해 전부를 줄 수 있습니다(민법 제409조). 이렇게 여러 사람이 함께 가지지만 몫으로 쪼개지지 않는 권리를 불가분채권이라 부릅니다.
공동임차인의 보증금은 어느 쪽일까요. 세 사람이 식당 건물을 함께 빌린 사건이 있습니다. 계약서에는 공동명의자가 모든 책임을 연대해서 진다는 특약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래 법원은 세 사람이 임차인으로서의 채무를 연대해서 지기로 한 만큼,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도 그에 맞춰 나눌 수 없는 권리로 정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1. 7. 23. 선고 2019나108778 판결). 그 사건의 계약 내용을 두고 내린 판단입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받아들였습니다(대법원 2023. 3. 30. 선고 2021다264253 판결). 대법원이 따로 법리를 세운 것이 아니라 아래 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둔 것입니다.
반대 방향의 지적도 있습니다. 회사와 그 직원이 아파트를 함께 빌리면서 보증금 지분을 따로 정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 지분대로 돌려받기로 약정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일반적인 불가분채권으로 단정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다238650 판결, 주택 사안).
두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보증금을 나눠 받는 권리인지 나눌 수 없는 권리인지는 계약에서 무엇을 정했는지에 따라 갈릴 수 있습니다. 보증금 반환 전반은 5편(상가 보증금 반환)에서 다뤘습니다.

⚠️ 주의
보증금을 각자 몫대로 나눠 받을지, 나눌 수 없는 하나의 권리로 둘지는 계약서에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당사자가 정하는 것만으로도 나눌 수 없는 권리가 될 수 있고(민법 제409조), 대법원도 지분을 정한 약정이 있으면 결론이 달라질 여지를 남겼습니다. 적어 두지 않으면 나중에 무엇을 약정했는지부터 다투게 될 수 있습니다.
⚖️ 동업자 한 사람이 임대인과 따로 합의하면 어떻게 되나요?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불가분채권이라면, 한 사람이 한 일은 다른 사람에게 번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불가분채권자 한 사람의 행위나 한 사람에 관한 사항은, 모두에게 효력이 있는 경우를 빼고 다른 채권자에게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410조 제1항).
앞의 식당 사건이 바로 이 국면이었습니다.
⚖️ 판례
대법원 2023. 3. 30. 선고 2021다264253 판결
세 사람이 건물을 함께 빌렸고 식당 운영은 그중 한 사람이 도맡았다. 그 사람이 다른 두 사람을 끼우지 않은 채 임대인과 따로 합의해, 밀린 월세와 식당 운영과 관련해 임대인이 떠안거나 빌려준 돈을 보증금에서 빼기로 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임대차와 직접 관련 없는 식당 운영상의 채무는 임대인과 공동임차인들 사이에 따로 합의하지 않은 한 보증금에서 뺄 수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한 사람이 혼자 맺은 이 합의는 원칙적으로 나머지 두 사람에게 효력이 없다고 보았다.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효력이 미치려면 그들이 그 사람에게 대신 합의할 권한을 주었다는 등의 사정이 따로 인정되어야 한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불가분채권이라는 아래 법원의 판단은 그대로 유지됐다. 대법원은 나머지 두 사람이 진 부분의 아래 법원 판결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 판단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불가분채권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또 사건이 아래 법원으로 돌아갔으므로, 최종적으로 얼마를 돌려받았는지는 이 판결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 한 사람의 채권자가 보증금을 압류하면요?
함께 빌린 사람 가운데 한 사람에게 따로 갚을 돈이 있으면, 그 사람의 채권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노리게 됩니다. 압류는 받을 돈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게 묶어 두는 것이고, 전부명령은 압류한 권리를 채권자에게 옮겨 주는 법원의 명령입니다.
⚖️ 판례
대법원 2023. 3. 30. 선고 2021다264253 판결
돈을 받을 권리가 여러 사람에게 나뉘지 않고 함께 속해 있을 때, 그중 한 사람의 채권자가 압류와 전부명령을 받으면 그 사람의 권리는 채권자에게 넘어간다. 그러나 그 명령은 나머지 권리자에게는 효력이 없어 그들의 권리가 달라지지 않는다. 나머지 권리자는 권리자 모두를 위해 돈을 줄 쪽에 전부를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돈을 줄 쪽도 권리자 모두를 위해 나머지 권리자에게 전부를 줄 수 있다. 권리의 일부에만 압류와 전부명령이 내려진 경우도 같다.
이 사건에서는 공동임차인 한 사람의 채권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 가운데 일부를 전부명령으로 넘겨받았고, 그 명령은 확정됐습니다. 아래 법원은 그만큼 나머지 두 사람이 돌려받을 권리도 줄어든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나머지 두 사람에게는 그 명령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며 이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전부명령을 받은 채권자는 넘겨받은 금액 범위에서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불가분채권자가 될 뿐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입니다.

⚠️ 주의
이 법리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불가분채권일 때의 이야기입니다(민법 제410조 제1항). 보증금을 각자 몫대로 나눠 받기로 정한 경우에도 같은 결론이 나오는지는 이 판결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압류가 들어왔다면 먼저 계약에서 보증금 반환을 어떻게 정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 한 사람만 계약에서 빠질 수 있나요?
계약을 앞으로 끊는 것을 해지라고 합니다. 당사자 한쪽이나 양쪽이 여러 사람이면, 계약의 해지는 그 전원으로부터 또는 전원에 대하여 해야 합니다(민법 제547조 제1항). 임차인이 둘이면 둘이 함께 해지해야 하고, 임대인이 해지할 때도 둘 모두에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이 혼자 나가겠다고 알리는 것만으로는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해지할 권리가 한 사람에 대하여 없어지면 다른 사람에 대하여도 없어집니다(민법 제547조 제2항).

동업을 그만두는 것과 임대차에서 빠지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동업 관계를 정리했더라도 임대차가 그대로라면, 앞에서 본 월세의 연대 의무도 그대로 남습니다. 한 사람이 자기 자리만 정리하는 것은 계약 전체를 끝내는 해지와 다른 문제이고, 그 방법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계약서에 이와 다른 약정이 있을 때 어떻게 되는지도 다루지 않습니다.
📌 함께 빌릴 때와 갈라설 때 확인할 것
| 언제 | 확인할 것 | 근거 |
|---|---|---|
| 계약서에 한 사람 이름만 적을 때 | 누가 보증금을 냈고, 임대인을 포함해 누가 무엇에 합의했는지 | 대법원 99다18039 |
| 계약서를 쓸 때 | 보증금을 각자 몫대로 나눠 받을지, 나눌 수 없는 하나의 권리로 둘지 | 민법 제408조, 제409조 |
| 월세가 밀릴 때 | 동업자끼리 나눈 몫과 상관없이 의무 전체가 함께 걸려 있는지 | 민법 제616조, 제654조 |
| 한 사람이 임대인과 합의할 때 |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나뉘지 않는 경우라면, 다른 사람이 그 합의에 관여했는지, 대신 합의할 권한을 주었는지 | 민법 제410조 제1항, 대법원 2021다264253 |
| 계약을 끊을 때 | 임차인 쪽은 전원이 함께 해지하는지, 임대인 쪽 해지는 전원에게 했는지 | 민법 제547조 제1항 |
동업을 시작하는 쪽이라면 계약서의 임차인 칸과 보증금 반환 방법 두 가지를 먼저 맞춰 두시기 바랍니다. 갈라서는 쪽이라면 동업 정리와 별개로 임대차가 어떻게 되는지를 따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동업을 그만두면 월세 책임도 끝나나요?
동업 관계를 끝낸 것만으로 임대차가 끝나지는 않습니다. 함께 빌린 사람들은 임대인에게 지는 의무를 각자 전부 다할 책임이 있고(민법 제616조, 제654조, 제413조), 계약을 끊으려면 해지를 전원이 함께 해야 합니다(민법 제547조 제1항). 임대차가 그대로 남아 있는 동안에는 월세에 대한 의무도 함께 남습니다.
Q. 계약서에는 동업자 이름만 있는데 저도 보증금을 반 냈습니다.
대법원은 두 사람이 보증금을 나눠 내면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서 받을 돈이 있어 보증금 전부를 그 사람이 돌려받기로 하고, 임대인까지 세 사람이 합의해 그 사람 이름만 적은 사건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두 사람을 함께 빌린 임차인으로 보았습니다(대법원 1999. 8. 20. 선고 99다18039 판결). 다만 이 결론에는 이런 사정이 붙어 있습니다. 보증금을 나눠 냈다는 것만으로 같은 결론이 나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 동업자의 채권자가 보증금을 압류했다고 합니다. 제 몫도 줄어드나요?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나뉘지 않는다면, 한 사람의 채권자가 받은 압류와 전부명령은 원칙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효력이 없습니다(대법원 2023. 3. 30. 선고 2021다264253 판결). 다만 보증금을 각자 몫대로 받기로 정한 경우에도 같은지는 이 판결로 확인되지 않으므로, 계약에서 반환 방법을 어떻게 정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 마치며
함께 빌린 사람들은 임대인에게 지는 의무를 연대해서 집니다(민법 제616조, 제654조). 동업자끼리 월세를 나눠 내기로 했더라도 임대인에 대한 의무는 나뉘지 않습니다.
보증금은 조문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나눠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민법 제408조), 성질이나 약정으로 나눌 수 없는 권리가 될 수 있습니다(민법 제409조). 나눌 수 없는 권리라면 한 사람이 혼자 맺은 합의나 한 사람의 채권자가 받은 압류는 원칙적으로 나머지 사람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한 사람이 혼자 해지를 알리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해지는 전원으로부터 또는 전원에 대하여 해야 합니다(민법 제547조 제1항).
함께 가게를 얻는다면 계약서의 임차인 칸과 보증금 반환 방법부터 맞춰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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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분쟁은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