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인테리어 비용, 나갈 때 받을 수 있나? 부속물매수청구권·유익비 총정리
“가게를 접으려고 합니다. 들어올 때 인테리어에 오천만 원 가까이 들였는데, 그대로 두고 나가면 다음 사람이 그걸 쓰게 됩니다. 그 돈은 그냥 없어지는 건가요?”
상가를 정리할 때 마지막까지 남는 질문입니다. 나갈 때 무엇을 뜯어내야 하는지는 6편(상가 원상복구)에서 정리했습니다. 이번 글은 반대쪽을 봅니다. 뜯지 않고 두고 나가는 것에 대해 돈을 받을 길이 있는가입니다.
길은 있습니다. 다만 문이 좁고, 계약서에 적힌 한 줄로 그 문이 닫히기도 합니다.
💡 이 글의 핵심
들인 돈을 돌려받는 길은 두 갈래입니다. 건물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물건을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붙였다면 그것을 사가라고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646조 제1항), 건물 자체의 값을 올린 비용이라면 그 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26조 제2항). 다만 오로지 자기 영업만을 위해 넣은 시설은 앞의 길에서 빠집니다. 그리고 계약서에 원상복구 약정이 있으면 뒤의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 돌려받는 길은 두 갈래입니다
상가에 돈을 들이는 방식은 하나가 아닙니다. 주방 설비를 새로 들여놓는 것과 낡은 배관을 통째로 갈아 끼우는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법도 이 둘을 나눠 봅니다.
앞의 것은 건물에 물건을 붙인 경우입니다. 임대차가 끝날 때 그 물건을 사가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46조 제1항). 이것을 부속물매수청구권이라고 부릅니다. 임대인에게서 값을 받고 그 물건을 넘기는 방식입니다.
뒤의 것은 건물 자체의 값이 올라간 경우입니다. 들인 돈이나 올라간 값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26조 제2항). 유익비상환청구권이라고 합니다. 유익비는 임차인이 목적물, 곧 빌린 건물의 객관적인 가치를 올리기 위해 들인 비용을 말합니다.
구분이 애매해 보이지만 갈림점은 하나입니다. 뜯어낼 수 있는 물건으로 남아 있는가, 아니면 건물에 녹아들어 값을 올린 것인가입니다.
| 구분 | 부속물매수청구권 | 유익비상환청구권 |
|---|---|---|
| 대상 | 건물에 붙였지만 건물의 일부가 되지는 않은 물건 | 건물 자체의 객관적 가치를 올린 비용 |
| 청구 내용 | 그 물건을 사가라 | 들인 돈 또는 올라간 값을 달라 |
| 근거 조문 | 민법 제646조 제1항 | 민법 제626조 제2항 |
| 미리 포기하는 특약 | 효력이 없습니다 | 유효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 줄이 두 권리의 무게를 가릅니다. 앞의 것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을 무효로 돌리는 조문 목록에 들어 있지만(민법 제652조), 뒤의 것은 그 목록에 없습니다. 특약은 기본 조항 외에 당사자가 따로 합의해 계약서에 적어두는 내용을 말합니다.

📌 무엇이 부속물로 인정되나
대법원이 잣대를 세워두었고 지금까지 같은 기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대법원 1993. 2. 26. 선고 92다41627 판결, 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다25738 판결). 네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합니다.
| 요건 | 내용 |
|---|---|
| 임차인의 소유일 것 | 임대인에게서 넘겨받은 것이 아니라 임차인이 자기 돈으로 마련한 것 |
| 건물의 구성부분이 되지 않았을 것 | 떼어내면 건물이 망가지는 정도로 붙어버린 것은 제외 |
| 건물의 사용에 객관적인 편익을 줄 것 | 그 건물을 쓰는 사람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것 |
| 오로지 자기 영업만을 위한 것이 아닐 것 | 그 임차인의 특수한 목적에만 쓰이는 시설은 제외 |
여기서 발목을 잡는 것이 마지막 요건입니다. 상가 임차인이 들이는 돈의 상당 부분은 자기 업종에 맞춘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요건이 자기 업종에 맞춘 시설을 전부 걷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건물의 객관적인 사용목적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사용목적은 건물 자체의 구조, 계약 당시 당사자가 합의한 사용목적, 건물의 위치와 주변 환경까지 함께 참작해 정해집니다.
⚖️ 판례
대법원 1993. 2. 26. 선고 92다41627 판결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부속물이란 건물에 붙어 있으면서 임차인의 소유이고, 건물의 구성부분까지는 되지 않았으며, 그 건물을 쓰는 데 객관적인 편익을 주는 물건을 말한다. 오로지 임차인의 특수목적에 쓰려고 붙인 것이라면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서류상 용도가 음식점인 층을 빌려 대중음식점을 하면서 그 영업의 편익을 위해 설치한 시설물을, 건물의 사용에 객관적인 편익을 주는 것으로 보았다.
판결이 눈여겨본 것은 서류상 용도와 실제 영업이 맞아떨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서류란 건축물대장처럼 관청이 관리하는 공적 장부를 말합니다. 음식점으로 등록된 자리에서 음식점을 했으므로, 그 시설이 뒷사람에게도 쓸모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반대의 경우가 위험합니다. 사무실 용도의 자리에 특수한 설비를 넣었다면 그 설비가 다음 사람에게 쓸모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집니다. 계약할 때 그 자리의 서류상 용도를 확인해두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두었나
요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조문은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부속한 물건일 것을 요구합니다(민법 제646조 제1항). 임차인이 혼자 판단해 붙여둔 것은 이 조문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동의를 남겨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말로 승낙을 받았다는 주장만 남으면 나중에 그것을 증명해야 하는 쪽은 임차인입니다.
임대인에게서 사들인 물건이라면 동의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도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여기서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임대인이 공사를 승낙했다는 사실이 계약서의 다른 약정까지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뒤에서 다시 보겠습니다.
⚠️ 주의
차임을 밀린 채 쫓겨나면 이 길은 닫힙니다. 임차인이 자기 의무를 지키지 않아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부속물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0. 1. 23. 선고 88다카7245 판결). 차임은 매달 내는 월세를 말하고, 해지는 계약을 중간에 끝내는 것을 말합니다. 시설에 큰돈을 넣어둔 상가일수록 밀린 월세의 대가가 무겁습니다.
📌 유익비는 무엇이 다른가
유익비는 물건을 사가라는 것이 아니라 돈을 돌려달라는 청구입니다. 건물의 값을 올린 비용이 대상이고, 계약이 끝난 때에 그 오른 값이 남아 있는 경우에 한해 청구가 됩니다(민법 제626조 제2항). 벽을 헐어 공간을 넓히거나 바닥과 배관을 새로 까는 공사가 여기에 가깝습니다.
필요비와 헷갈리기 쉽습니다. 필요비는 건물을 원래 상태로 유지하고 보존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고, 그것을 임대인이 물어주어야 하는 이유는 애초에 고쳐줄 의무가 임대인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 범위는 15편(상가 수선의무)에서 정리했습니다. 유익비는 유지가 아니라 값을 올린 쪽입니다.
받는 금액은 둘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지출한 금액이거나, 그로 인해 올라간 값입니다. 어느 쪽으로 할지는 임대인이 고릅니다.
무엇이 여기에 들어가는지는 다투어집니다. 간이 음식점을 하면서 건물에 붙인 간판의 설치비는 유익비로 보지 않은 판결이 있습니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389 판결).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해 오른 값이 남아 있지도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영업을 위해 쓴 돈이라고 해서 모두 건물의 값을 올린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 가지 더 붙어 있습니다. 임대인이 청구하면 법원이 상당한 상환기간을 허여할 수 있습니다(같은 항). 허여는 그렇게 하도록 허락해준다는 뜻입니다. 당장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임대인에게 시간을 주는 장치인데, 임차인 쪽에서 보면 받는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 주의
기한이 짧습니다. 비용의 상환을 청구하려면 임대인이 건물을 돌려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민법 제617조, 제654조). 나가고 나서 정리가 끝난 뒤에 청구하려다가는 늦습니다. 이 조문은 손해배상의 청구와 비용의 상환청구, 두 가지의 기간을 함께 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문제 되는 것은 뒤쪽입니다.
📌 계약서에 원상복구 문구가 있다면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대목입니다. 원상복구 약정이 유익비를 돌려받을 길을 막을 수 있습니다.
⚖️ 판례
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389 판결
임대인의 승인을 받아 건물을 고칠 수 있게 해두면서도, 나갈 때는 임차인이 일체의 비용을 대어 원래대로 되돌려 넘겨주기로 약정한 경우다. 이런 약정은 그 건물에 들인 유익비를 돌려달라고 할 권리를 임차인이 미리 내놓기로 한 뜻으로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의 판단은 1970년대부터 이어져 왔습니다(대법원 1975. 4. 22. 선고 73다2010 판결). 다방 영업을 하려고 건물을 빌려 내부시설을 해 넣은 사건이었는데, 그 판결에서 임차인은 임대인이 다방으로 써도 좋다고 승낙해주었으니 원상복구 약정이 바뀐 것 아니냐고 다투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빌려준 물건을 쓰게 해주는 것은 임대인이 원래부터 지는 의무를 밝힌 것일 뿐이어서, 그것으로 계약 내용이 달라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 판단의 성격을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원상복구 문구만 있으면 언제나 포기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 계약서에 무엇이 어떻게 적혀 있었는지를 보고 내린 해석입니다. 문구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계약 당시 사정이 어땠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원상복구 문구의 범위를 두고 다툰 사례는 6편(상가 원상복구)에서 다뤘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계약서에 원상복구 조항이 들어 있다면 유익비 쪽 길은 상당히 좁아진다고 보고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부속물매수청구권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 권리를 정한 조문에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652조). 계약서에 미리 포기한다고 적혀 있더라도 그 조항이 그대로 통하지는 않습니다. 두 권리의 무게가 갈리는 자리입니다.

📌 청구했는데 임대인이 주지 않는다면
매수를 청구하면 그 물건에 대한 매매계약이 성립합니다. 임대인은 값을 치를 의무를 지고, 임차인은 건물을 넘겨줄 의무를 집니다. 이 두 의무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최근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판결이 나왔습니다. 임차인이 건물을 쓰는 편익을 위해 설치한 조명시설과 소방설비를 두고 매수를 청구한 사건이었습니다.
⚖️ 판례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4다317332 판결
임대차가 끝나 생긴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와,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로 생긴 임대인의 매매대금 지급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임대인이 그 대금을 치르거나 적법하게 이행을 제공하는 등으로 임차인의 동시이행항변권을 없애지 않은 이상, 임차인이 적법하게 매수를 청구한 뒤 건물을 계속 점유하더라도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도 지지 않는다.
동시이행관계는 한쪽이 자기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는 상대방도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관계를 말합니다. 동시이행항변권은 그렇게 거절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점유는 그 건물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상태를 말하고, 불법점유는 그럴 권리 없이 계속 차지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 결과도 달라졌습니다. 이 사건의 계약서에는 나갈 때까지 건물을 돌려주지 않으면 월 차임의 1.3배를 물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고, 원심, 곧 대법원 아래 단계 법원은 그 배수대로 물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그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내지 않고 직접 다시 판단해 그 기간에는 월 차임에 해당하는 금액만 물면 된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어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적법하게 매수를 청구한 경우라야 합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청구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그 상태에서 버티는 것은 불법점유가 됩니다.
같은 판결에서 임차인이 진 부분도 있습니다. 천장시설과 구조물은 건물에 붙어 그 구성부분이 되었으므로 부속물로 보기 어렵고, 계약서의 유익비상환청구권 포기 조항에 걸린다고 본 아래 법원의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무엇을 설치했느냐에 따라 같은 공사에서도 결과가 갈린다는 뜻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인테리어에 큰돈을 들였는데 하나도 못 받는 경우가 있나요?
있습니다. 오로지 자기 업종에만 쓰이는 시설이라면 매수를 청구할 대상이 아니고, 계약서에 원상복구 약정이 있으면 비용을 돌려달라는 쪽도 막힐 수 있습니다. 여기에 차임을 밀려 계약이 해지된 경우라면 매수청구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세 가지가 겹치면 회수할 길이 남지 않습니다.
Q. 계약서에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포기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끝난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권리를 정한 조문에 위반하는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652조). 다만 유익비 쪽은 사정이 다릅니다. 그쪽은 이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아 미리 포기하는 약정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Q. 나간 다음에 천천히 청구해도 되나요?
비용의 상환청구는 서두르셔야 합니다. 임대인이 건물을 돌려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민법 제617조, 제654조). 매수청구는 임대차가 끝나는 때에 하는 것이므로, 나가기 전에 의사를 밝히고 그 기록을 남겨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 마치며
들인 돈을 돌려받는 길은 두 갈래이고, 두 갈래의 성격이 다릅니다. 물건을 사가라는 쪽은 계약서로 미리 막을 수 없는 대신 대상이 좁습니다. 비용을 달라는 쪽은 대상이 넓은 대신 계약서 한 줄로 막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계약 단계에 몰려 있습니다. 공사에 대한 임대인의 동의를 문서로 남기는 것, 그 자리의 서류상 용도를 확인하는 것, 그리고 원상복구 조항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읽어두는 것입니다.
나갈 때가 되어서야 계약서를 펼치면, 그때는 이미 정해져 버린 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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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분쟁은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