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월세 소멸시효, 밀린 차임 보증금에서 뺄 수 있나?
“세입자가 3년 넘게 월세를 밀렸습니다. 보증금이 넉넉해서 그냥 두고 봤는데, 이제 와서 가게를 빼겠다며 보증금을 다 돌려달라고 합니다. 오래된 월세는 시효가 지나 못 받는다는데 정말 그런가요?”
밀린 월세를 바로 문제 삼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보증금이 남아 있으니 급하지 않고, 가게가 비면 새 임차인을 구하는 일이 더 번거롭습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고 나서야 그 사이에 시효라는 것이 흘러갔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계약을 맺을 때는 아무도 이 이야기를 해주지 않습니다.
17편(상가 차임 연체, 몇 기부터 계약 해지되나? 2기·3기 기준과 특약의 효력)에서는 밀린 월세를 이유로 계약을 끊는 문제를 다뤘습니다. 이번 글은 계약을 끊지 않고 지나온 경우입니다. 권리를 오래 쓰지 않고 두면 더는 주장할 수 없게 되는 제도를 소멸시효라고 합니다. 상가 월세 소멸시효가 언제부터 흘러가고 그 뒤에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를 판례로 짚겠습니다. 법과 판결은 월세를 차임이라고 적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문과 판결을 옮기는 자리에서만 차임이라고 쓰고, 나머지는 월세라고 적겠습니다.
💡 이 글의 핵심
밀린 월세는 계약이 끝나기 전에 보증금에서 저절로 빠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계약서에 정한 각 달의 지급기일부터 시효가 흘러가고 3년이 지나면 그 월세를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갈립니다. 시효가 지난 월세를 내세워 돌려줄 보증금과 서로 없애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막힙니다. 다만 밀린 채로 임대차관계를 이어온 양쪽의 사정을 감안하면 그 월세를 보증금에서 뺄 수는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 계약이 끝나기 전에는 저절로 빠지지 않습니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보증금을 맡아 두고 있으면 밀린 월세가 거기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 판례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다211309 판결
보증금을 맡아 두고 있더라도 계약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거기서 밀린 차임을 메울지 말지를 임대인이 스스로 고른다. 그러므로 계약이 끝나기 전에는 빼겠다는 뜻을 따로 밝히지 않는 한 밀린 차임이 저절로 빠지는 것이 아니고, 임차인도 맡긴 돈이 있다는 이유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양쪽 모두에게 뜻이 있는 판단입니다.
임차인 쪽으로 보면 보증금이 있으니 이번 달은 넘어가겠다고 할 수 없습니다. 보증금이 남아 있어도 월세는 매달 내야 할 돈입니다.
임대인 쪽으로 보면 선택권이 있다는 뜻입니다. 밀린 월세를 보증금에서 메울지, 아니면 그대로 두고 따로 청구할지를 임대인이 고릅니다. 다만 이 선택권에 대가가 붙습니다. 그대로 두면 그 월세는 청구하지 않은 채 남아 있게 되고, 남아 있는 동안 시효가 흘러갑니다.
📌 상가 월세 소멸시효, 언제부터 흘러가나요?
이 문제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답을 내지 않습니다. 그 법에는 차임채권의 소멸시효를 정한 조문이 없어 민법이 그대로 적용되고, 아래 내용은 상가와 주택을 가리지 않고 부동산 임대차 전반에 걸립니다.
법은 일곱 가지 채권을 묶어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정합니다. 채권이란 남에게 무엇을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 목록의 첫 번째가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입니다(민법 제163조 제1호). 월세가 이 항목에 들어간다는 것을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아래 법원 중에는 그 이유를 적은 곳이 있습니다. 월차임 지급채권이 이 조문이 정한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에 해당해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부산고등법원 2016. 2. 3. 선고 2015나52497 판결). 이 글에서 다루는 두 대법원 판결도 밀린 차임의 시효를 3년으로 놓고 계산했습니다.
언제부터 세는지가 다음 문제입니다. 원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입니다(민법 제166조 제1항). 월세라면 계약서에 매달 며칠까지 내기로 정해 둔 날이 그 기준이 되고, 이 날을 지급기일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대법원이 임대차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원칙 |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각 달의 지급기일부터 흘러갑니다 |
| 예외 | 계약이 끝나 가게를 돌려받을 때 보증금에서 한꺼번에 정산하기로 미리 정해 둔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이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
같은 판결은 그 이유도 함께 적었습니다. 소멸시효를 법률행위로 배제하거나 늘리거나 무겁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민법 제184조 제2항). 위 표의 예외는 시효를 멈추기로 하는 약정이 아니라 정산 방식을 달리 정한 데 따라 기산점이 옮겨지는 경우입니다. 두 가지는 다릅니다.
다만 같은 항에 이어지는 문구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배제·연장·가중은 안 되지만 단축하거나 경감하는 것은 됩니다. 시효를 3년보다 짧게 정하는 약정은 이 조문에 걸리지 않습니다.

여기까지가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밀린 월세는 각 달의 지급기일부터 시효가 흘러가고, 3년이 지나면 그 달치 월세를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 시효가 지난 뒤에는 상계가 막힙니다
계약이 끝나 정산할 때가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임대인에게는 받을 돈(밀린 월세)이 있고 줄 돈(보증금)이 있습니다. 서로 없애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마주 보는 두 채무를 같은 액수만큼 없애는 것을 법에서는 상계라고 합니다.
시효가 지난 채권으로도 상계할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가 상계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495조). 이미 정산된 것으로 여겼을 당사자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조문입니다.
문제는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상계할 수 있었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지고 있고 그 쌍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 각 채무자가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492조 제1항 본문). 이행기란 그 채무를 이행해야 할 때가 왔다는 뜻이고, 대등액이란 두 채무가 겹치는 만큼의 액수를 말합니다. 두 채무가 이 상태에 함께 놓인 것을 상계적상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임대인 쪽 사정이 걸립니다. 돌려줄 보증금은 계약이 끝나야 비로소 줄 때가 됩니다. 그러니 계약이 이어지는 동안 밀린 월세의 시효가 지나갔다면, 그 시점에 두 채무가 함께 이행기에 놓인 적이 없습니다.
| 무엇이 언제 이행기에 이르나 | 밀린 차임 | 보증금 반환 |
|---|---|---|
| 이행기가 오는 때 | 각 달의 지급기일 |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때 |
| 계약이 이어지는 동안 | 이미 도래 | 아직 오지 않음 |
그래서 대법원은 시효가 지난 차임을 내세워 보증금 반환채무와 상계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여기에 한정어가 붙어 있습니다.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채무에 관해 기한의 이익을 실제로 포기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달라집니다. 기한의 이익이란 정해진 때가 오기 전까지는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을 말합니다. 법은 기한이 채무자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 그 이익은 포기할 수 있다고 정하되, 그 포기로 상대방의 이익을 해하지는 못한다는 단서를 함께 두었습니다(민법 제153조). 계약이 끝나기 전이라도 임대인이 그 이점을 스스로 내려놓았다면 그때는 두 채무가 마주 설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 그래도 보증금에서 뺄 수는 있습니다
상계가 막혔다면 임대인은 밀린 월세를 통째로 잃는 것인가. 대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아래 판시에 법률 용어 넷이 함께 나오므로 먼저 풀어 두겠습니다. 보증금처럼 빚에 대비해 미리 잡아 두는 것을 담보라고 하고, 돌려줄 보증금에서 그 빚을 빼는 것을 공제라고 합니다. 어떤 조문을 그 조문이 직접 정하지 않은 비슷한 상황에 끌어다 쓰는 것은 유추적용이라고 하고, 말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 뜻을 묵시적 의사라고 합니다.
⚖️ 판례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다211309 판결
보증금은 차임을 내지 않거나 물건이 없어지거나 상하는 등 임대차에서 생길 수 있는 임차인의 모든 빚을 담보한다. 그래서 차임이 밀리면 나중에 계약이 끝났을 때 거기서 메워지리라고 여기는 것이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이다. 임대인이 빼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은 채 시효가 흘러가고 있었더라도 마찬가지다. 보증금 액수가 차임에 견주어 상당히 큰 사례가 많은 국내 실정을 놓고 보면, 차임이 상당 기간 밀리는데도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임차인 역시 담보가 넉넉하다는 데 기대어 관계를 이어가는 국면에서는, 양쪽 다 차임채권이 시효와 무관하게 보증금으로 담보된다고 믿고 장차 거기서 메워지는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묵시적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므로 시효가 지난 차임채권을 내세워 보증금 반환채무와 상계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지만, 차임이 밀리고 있는데도 보증금에서 메우지 않고 있었던 임대인의 신뢰와 밀린 상태로 임대차관계를 이어온 임차인의 묵시적 의사를 함께 놓고 보면 그 밀린 차임은 민법 제495조를 유추적용해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는 있다.
상계 자체는 안 되지만 같은 조문의 취지를 빌려 보증금에서 빼는 것은 된다고 본 것입니다.
아래는 계약이 하나인 경우입니다. 계약서를 여러 번 다시 쓴 경우는 다음 절에서 따로 봅니다.
| 받을 돈을 어떻게 다루나 | 상계 | 공제 |
|---|---|---|
| 결론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안 됨 | 뺄 수 있음 |
| 근거 | 두 채무가 함께 이행기에 놓인 적이 없음 | 민법 제495조의 유추적용 |
| 바탕에 있는 것 | 조문이 정한 요건 | 임대인의 신뢰와 임차인의 묵시적 의사 |

임대인이 실제로 챙길 것은 이렇습니다. 시효가 지났다는 임차인의 주장이 나와도 보증금 정산 자체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계와 공제는 다른 것이므로, 정산할 때 무엇을 근거로 삼는지가 달라집니다.
📌 계약서를 다시 썼다면
계약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도 합니다. 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계약서를 새로 쓰고, 앞 계약의 보증금을 그대로 새 계약의 보증금으로 삼는 방식입니다. 이때 앞 계약에서 밀린 월세는 어떻게 되는지가 문제됩니다.
앞 계약이 끝난 시점에 보증금을 실제로 주고받았는지, 그리고 새 계약을 맺으면서 밀린 월세를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아래 판결은 이 두 가지를 함께 놓고 보았습니다. 그 사이에 앞 계약의 밀린 월세는 시효가 지나갈 수 있습니다.
⚖️ 판례
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4다302217 판결
각 계약이 끝날 때 임차인이 빌린 부동산을 돌려주고 보증금을 받아갔다거나, 새 계약을 맺을 당시 밀린 차임 등 임차인의 빚을 보증금에서 빼지 않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는 점은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차임이 밀리는데도 보증금에서 메우지 않은 채 그대로 앞 계약의 보증금을 새 계약의 보증금으로 갈음하기로 한 임대인의 신뢰와, 밀린 상태에서 앞 계약이 끝났는데도 빌린 부동산을 돌려주거나 보증금을 받지 않은 채 새 계약을 맺어온 임차인의 묵시적 의사를 감안하면, 시효가 지난 앞 계약의 밀린 차임도 민법 제495조를 유추적용해 임대차관계가 최종적으로 끝나 실제로 빌린 부동산이 돌아올 때 보증금에서 공제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 사건에서 아래 법원은 상계가 안 된다고만 판단하고 공제가 되는지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그 점을 잘못이라고 보아 해당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여기서 조건을 읽어야 합니다. 앞 계약이 끝날 때 실제로 빌린 부동산을 돌려주고 보증금을 주고받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 경우 앞 계약은 그때 정산이 끝난 것이 됩니다. 또 새 계약을 맺으면서 밀린 월세를 보증금에서 빼지 않기로 약정했다면 그 약정이 우선합니다.
⚠️ 주의
이 판결이 확정한 것은 공제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는 점입니다. 공제가 인정된다고 확정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볼 여지가 있다고 한 것이고, 사건은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내졌습니다. 이 판결을 근거로 시효가 지난 월세는 무조건 보증금에서 빠진다고 읽으면 판단 범위를 넘습니다.
정리하면 계약서를 여러 번 다시 썼다고 해서 앞 계약의 밀린 월세가 저절로 사라지지도, 저절로 공제되지도 않습니다. 앞 계약이 실제로 정산됐는지가 갈림길입니다.

📌 그래도 시효를 그냥 흘려보낼 일은 아닙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밀린 월세를 그대로 두어도 결국 보증금에서 빠질 것 같으니 서두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게 읽지 않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공제가 열려 있는 근거는 조문이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임대인의 신뢰와 임차인의 묵시적 의사를 감안한 결과입니다. 그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사안이라면 같은 결론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이 든 사정도 차임이 상당 기간 밀리고 있는데도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관계를 이어온 경우였습니다.
공제가 막히는 국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임차인 명의로 전세권이 설정돼 있고 그 전세권에 새로 이해관계를 갖게 된 제3자가 사정을 몰랐다면, 임대인은 그 제3자를 상대로 밀린 차임 공제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32편(상가 전세권 설정)에서 정리했습니다.
공제는 맡아 둔 보증금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바깥까지 미치지 않습니다. 밀린 금액이 보증금을 넘으면 그 초과분은 공제로 해결되지 않고 따로 청구할 문제로 남습니다.
밀린 시점과 금액이 남는 자료를 갖춰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느 달치가 언제 밀렸는지에 따라 시효가 지난 부분과 남아 있는 부분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보증금에서 무엇을 얼마나 뺄 수 있는지는 원상복구비 등 다른 항목과 함께 21편(상가 원상복구비, 보증금에서 뺄 수 있나? 공제 범위와 한계 총정리)에서 정리했습니다.
그 사이에 임차인이 일부라도 냈다면 어느 달치가 남았는지부터 다시 세어야 합니다. 들어온 돈이 어디에 들어가는지를 31편(상가 연체차임 변제충당, 밀린 월세 일부만 받았다면 어느 것부터 없어지나)에서 정리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3년이 지난 월세는 못 받는 것 아닌가요?
따로 청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보증금을 맡아 두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시효가 지난 차임이라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는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다211309 판결). 보증금과 별개로 청구하는 것과 보증금에서 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Q. 계약 중간에 보증금에서 밀린 월세를 빼도 되나요?
빼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이 먼저입니다. 계약이 끝나기 전에는 뜻을 밝히지 않는 한 저절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고, 뒤집어 보면 임대차관계가 이어지는 동안 임대인이 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보증금이 줄어들면 남은 기간의 담보가 얇아지므로 채울 방법을 함께 정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임차인이 보증금이 있으니 이번 달 월세는 안 내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임차인은 보증금이 있다는 이유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Q. 계약서에 시효를 5년으로 정해두면 되지 않나요?
그 약정은 효력이 없습니다. 소멸시효를 법률행위로 배제하거나 연장하거나 가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민법 제184조 제2항). 반대로 3년보다 짧게 정하는 것은 같은 항이 허용합니다.
📝 마치며
밀린 월세를 그대로 두는 선택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계약이 끝나기 전에는 보증금에서 저절로 빠지지 않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월세는 각 달의 지급기일부터 3년이 흘러가면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그 뒤에 갈리는 것이 상계와 공제입니다. 시효가 지난 월세를 내세워 보증금 반환채무와 서로 없애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막히지만, 그 월세를 보증금에서 뺄 수는 있다고 본 것이 2016년 판결입니다. 계약서를 여러 번 다시 쓰면서 보증금을 그대로 넘겨온 경우에도 같은 방향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한 것이 2025년 판결이고, 이쪽은 아직 확정된 결론이 아닙니다.
다만 공제가 열려 있는 근거가 조문이 아니라 양쪽의 신뢰와 의사에 있다는 점은 함께 안고 가셔야 합니다. 밀린 월세를 오래 두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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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분쟁은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